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5)씨가 한국 입국 비자를 발급해 달라며 낸 두 번째 소송에서 패소했다.
"“대한민국 장병에 박탈감”…유승준, 비자발급소송 패소"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28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선행 판결은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의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라며 “피고가 다시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한 것은 선행 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의 행위는 국가기관을 기망해 편법으로 국외로 출국한 뒤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받은 것”이라며 “그 목적이나 시기의 부당성, 행위 방법에 비춰 봤을 때 대한민국의 질서유지나 공공복리 등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4급 보충역 판정을 받고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를 받은 상황에서 국적을 이탈했다”며 “원고의 존재가 영토 최전방 또는 험지에서 말단의 역할로 소집돼 목숨을 걸고 많은 고통과 위험을 감수한 대한민국 장병들과 가족들에게 큰 상실감과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원고는 부득이한 경우 단기방문 사증을 받거나 법무부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해제 받아 대한민국을 방문할 수 있고, 실제로 2003년 그렇게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원고가 재외동포로서 자유로운 출입국과 체류, 취업, 부동산취득, 금융, 외국환거래, 건강보험 적용 권리가 포함된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볼 사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유씨는 2002년 1월 해외 공연 등 명목으로 출국한 뒤 미국시민권을 취득한 후 국내 입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병무청장은 “유씨가 공연을 위해 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출국한 뒤 미국시민권을 취득해 사실상 병역의무를 면탈했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입국 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이를 승인했다.
이후 13년 뒤인 2015년 10월 유씨는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LA 총영사관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원고 승소판결을 2020년 3월 확정했다.
대법원은 당시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과거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 발급을 거부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후에도 LA 총영사관은 유씨의 비자 발급 신청을 재차 거부했고, 이에 유씨는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외교 당국은 대법원의 판결이 다시 비자 발급 여부를 판단하라는 것일 뿐 비자를 발급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씨는 앞선 대법원 판결에 따라 당국이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는 4개월여 뒤인 지난해 7월 2일 유씨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했다. 정부가 제시한 근거는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 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무부 장관은 재외동포 체류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정한 재외동포법 5조 2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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